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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파일'과 정.재.언.검 '사각동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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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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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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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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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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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파일'과 정.재.언.검 '사각동맹'
서울대학교 법학과 부교수 조국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삼성과 <중앙일보> 수뇌부가 특정 후보에 게 불법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기로 공모하는 대화가 당시 안기부(국정원)의 비밀조직에 의하여 불법적으로 도청되었음이 공개되었다. 이 도청테이프(엑스파일)는 92년 ‘초원복국집 사건’의 ‘피해자’임을 자처하며 통신비밀보호법을 만들었던 ‘문민정부’가 실제로는 불법 도청을 광범하게 자행하였고,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대기업은 정치권력과의 유착을 위해 거액의 자금을 정치권에 제공하는 후진적 행태를 반복하였으며, 대형 언론사의 사주는 언론의 사명을 망각하고 ‘권력 브로커’로 암약하였고, 삼성은 검찰 내 고위간부들에게 정기적으로 금품을 제공하며 ‘관리’해 왔음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이 모든 일들이 단지 과거의 일일 뿐이라고 덮어두고 넘어갈 수는 없다. 정계·재계·언론·검찰 사각동맹 해당자들이 저지른 불법행위의 공소시효가 지나버렸다고 해서, 이들에게 완벽한 면죄부를 줄 수도 없다. 이러한 ‘과거’는 여전히 ‘현재’일 수 있으며, 또 ‘미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먼저 불법도청을 행한 안기부 요원, 불법선거 관여를 행한 삼성과 중앙일보의 수뇌부들의 경우, 통신비밀보호법이나 정치자금법 등 관련 법규 위반의 공소시효가 지났으므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회는 안기부의 불법도청 목적, 규모 및 보고체계, 불법도청 조직의 규모와 활동기간, 그리고 정·재·언·검의 유착 현황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여야 한다. 그리고 국회는 불법도청 및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공소시효를 늘이는 법개정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다음으로 ‘엑스파일’은 불법도청을 엄금하는 통신비밀보호법의 요청에 따라 향후 각종의 재판 또는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삼성과 중앙일보 수뇌부의 행태가 공분을 일으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의 프라이버시도 헌법과 법률에 의해 보호될 필요가 있다. 더 중요하게는 만약 이들의 행위가 괘씸하다는 이유로 불법도청을 통하여 얻은 증거의 증거 능력을 인정한다면, 뒤이은 수많은 다른 사건에서 수사기관에 의한 시민 전체의 사생활 침해를 부를 빌미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검찰은 도청테이프 아닌 다른 별도의 증거를 통하여 삼성과 중앙일보의 수뇌부의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를 전개할 수 있다. 특히 아직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죄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또는 배임죄 위반에 대해서는, ‘엑스파일’과 관계없이 2002년 대선자금 수사 등을 통하여 이미 확보하였던 증거 등을 면밀히 재검토하여 수사를 재개해야 할 것이다.
셋째, ‘엑스파일‘에서 드러난 검찰 내 ‘삼성 장학생’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자체 감찰과 수사를 해야 한다. 국가 형벌권이라는 칼을 독점하고 있는 검찰이, 칼을 겨눠야 할 대상자로부터 돈을 받는 것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용납할 수 없다. 과거 검찰은 권력형 범죄·비리나 재벌 관련 사건에서 보여준 소극성 또는 편향성 때문에 많은 불신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검찰은 과거 왜 특별검사 제도가 수차례 도입되었고, 최근에는 왜 특별검사제를 상설화하려는 입법적 움직임이 벌이어지고 있는지를 명심하며 이번 사태를 처리해야 한다.
‘엑스파일’은 한국 사회의 권력집단인 정·재·언·검의 최상층부가 각각 어떠한 불법을 저질렀고, 또한 어떻게 서로 유착되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악례다. 이들에게 이 녹음테이프는 악몽같이 느껴지겠지만, 우리에게는 이 ‘엑스파일’이 제대로 청산되는 꿈을 꿀 권리가 있다.
2005/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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