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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검사 다른 해법은 없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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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검사 다른 해법은 없는가?
조선대학교 생물과학부 교수 김영곤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기장 검사’의 교육적 효과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터에 국가인권위원회는 7일 “초등학교의 일기장 검사 관행은 아동의 사생활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다”며 개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일기를 씀으로써 작문력이 향상되고 인성도 좋아지는 점을 간과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교사단체 역시 “선생이 학생 일기를 읽어보는 것이 인권침해라면 생활기록부를 작성하고 보는 것도, 생활 상담을 하는 것도 모두 인권침해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다.
이렇게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판단을 내리기 전에 문제가 된다면 몇 가지 간과한 점이 없지 않나 싶다. 교육적 효과를 위해서라면 다른 방법은 고려될 수 없느냐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감상문을 쓰게 한다거나, 하루 일과 중 가장 감명 깊은 소재를 골라 작문을 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사생활이 드러날 수 있는 소지는 있으나, 일기장 숙제 그리고 검열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인권 개선위원이나, 교총등이 서로 엇갈리는 부분을 학생 입장에서 보면 모두 일리가 있는 얘기라 본다.
숙제로서 부과하는 경우는 단순히 교사에게 숙제를 했다는 증거로서 적당히 자기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적당히 거짓말로 메꿀 수도 있어 따지고 보면, 학생들의 거짓말을 싹트게 하는 결과를 어렸을 때 부터 길러 내는 꼴이 되고, 인성이 좋아진다고만은 할 수 없어질 것 같다. 어떤 경우에는 학생의 가정 사정까지 모두 알게되는 경우도 있어 학생지도에 도움이 될 장점도 있는 반면, 그 학생의 인권이나 사생활이 노출됨으로서 교사의 적절치 못한 선입견으로 인해 학생에게 불이익이 초래될 소지도 있을 것이다.
천진 난만한 아이들이라서 보고 느낀대로 솔직하게 일기를 쓸 수만 있으면, 그리고 교육적 배려를 통한 작문지도를 할 수 있다면 인성교육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학생 스스로 좋아서 쓰는 풍토가 아니라 단순히 과제라는 틀 속에 얽매이다 보면 숨기고 싶은 얘기는 빼놓고 적당히 좋은 것만 골라 선생님에게 보여 줄 대목만을 쓸 수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대안은 없는 것인가? 작문지도와 인성지도를 목적으로 한다면 구태여 일기장 검사가 아니더라도, 감상문을 쓴다던지 보고 느낀 점들을 매일 써오게 하는 작문연습으로 대체하면 어떨까 싶다. 일기장을 검사하는 나라가 우리 말고 어느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사생활이 있고 누구에게도 비밀처럼 간직하고 싶은 순수한 마음 그대로의 생각도 있을 것이다. 그것을 지켜주는 것은 한 개인의 인간 내면이 지니는 권리이자 권익이어야 한다. 인성교육은 그들의 행동거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얼마든지 주의 깊게 관찰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말이다. 더구나 강제적으로 의무적인 글쓰기 학습효과를 위해 일기 쓰는 것이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쓰기 싫은 아이들에게는 독후감을 쓴다거나 하는 식으로 대체하는 방법도 생각해 봄직하다.
본인의 경험으로는 일기를 쓰는 것은 글 쓰는데 매우 도움이 되었고 훗날, 제 과거를 조명해보는 데 더 없이 좋은 개인만의 역사라서 학생들에게 일기를 쓰게 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그러나 강요적으로 일기장을 조사한다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좋은 글 쓰기란 그것을 지도하는 선생님도 중요하지만 진솔하게 보고 느낀 것을 쓰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아닐까? 일부러 쓰게한 글, 게다가 가장 신뢰스런 교사에게 보여줌으로서 상처받을 어린 아이들의 정서에 조금이라도 누가 된다면 이야말로, 글쓰기를 포기하거나 일부러 조작하는 습성만을 잉태시킬 것으로 생각된다.
한 발짝 물러나서 생각해보면 아이들을 위한 것이니 아이들 생각부터 먼저 들어보면 어떨까 싶다. 아이들의 세계를 부모의 어른들의 잣대로만 평가해서 옳다고 주장하기 전에 말이다.
* 이 내용은 살레시안들의 식견을 위하여 이슈투데이에서 옮겨온 글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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