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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원-삼민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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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민주의
쑨 원 孫文(1866∼1925)
중국의 정치가, 혁명 지도자, 자는 일선, 호는 중산, 중화 민국의 국부 광동성 출신 호는 중산(中山). 일찍부터 서양 사상의 영향을 받아 중국을 근대화시키려는 구국열에 불타 하와이에서 흥중회를 조직, 광저우에서 군사를 일으켰으나 실패하였다. 그 후 영국으로 건너가 삼민주의를 구상하였다. 1905년 총리에 취임하여 신해혁명이 일자 귀국하였다. 1912년 1월 임시 정부 대총통에 취임하였으나, 내전을 피하기 위한 남북의 타협으로 위안 스카이에게 정권을 물려주었다. 이어 위안 스카이와의 충돌에서 패하자 1914년에 일본으로 망명하여 중화 혁명당을 조직, 1917년에는 광둥 군정부를 수립하였다. 그 후 중국 국민당을 개조하고 중국 공산당과 제휴(국공 합작)하여 노동자·농민과의 결속을 꾀하였다. 1924년에 국민 혁명을 추진하기 위해 북벌군을 일으켰으나, 정치 교섭이 필요하게 되어 베이징으로 가던 도중 병사하였다. 그가 가장 염원한 것은 중국의 근대화였으며, 그의 주된 정치 사상은 민족주의·민권주의·민생주의의 <삼민주의>였다. 저서에는 《삼민주의》 《건국 대강》 《총리전집》 등이 있다. 이 글은 그의 삼민주의에 대한 연설문 중 서두 부분만을 간략히 발췌한 것이다.
제군, 오늘은 여러분과 함께 삼민주의(三民主義)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삼민주의란 무엇인가? 가장 간단한 정의를 내린다면 삼민주의는 곧 구국주의(救國主義)이다.
주의란 무엇인가? 주의는 곧 일종의 사상이요, 신앙이요, 힘이다. 무릇 사람이 어떠한 한 가지 일에 관하여 가장 알맞은 이치를 연구하면 제일 먼저 사상이 발생하며, 사상이 철저해지면 곧 신앙이 생기고, 신앙이 있으면 곧 힘이 생긴다.
그러므로 주의란 먼저 사상으로부터 시작하여 신앙에 이르게 되고, 다음엔 신앙에서 비롯하여 힘이 생기며, 그런 연후에 완전히 성립되는 것이다.
그러면 어째서 삼민주의를 구국주의라 말하는가? 그 까닭은 삼민주의는 중국(中國)의 국제 지위의 평등, 정치 지위의 평등, 경제 지위의 평등을 촉진시켜 중국을 영구히 세계에 적존(適存)시키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삼민주의를 또한 구국주의라고 말하는 것이다.
삼민주의가 이미 구국주의일진대, 묻건대 오늘날의 우리 중국을 마땅히 구해야 할 것인가, 아닌가? 만일 마땅히 구하여야 한다고 인정한다면 곧 삼민주의를 신앙하여야 한다. 삼민주의를 신앙하면 바로 극히 큰 힘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러한 극히 큰 힘이 중국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민족주의
오늘은 먼저 민족주의에 대하여 말하겠다.
이번의 국민당의 개편에 있어서 취해진 구국의 방법은 선전에 중점을 두는 일이었다. 국민에게 널리 선전을 하려 함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주의를 분명히 설명하는 일이다.
중국은 최근 10여 년 이래 사상이 있는 사람들은 삼민주의에 대하여 익히 듣고는 있으나, 아직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투철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오늘은 먼저 민족주의를 가지고 여러분과 함께 자세히 이야기하려고 한다.
민족주의란 무엇인가?
중국 역사상의 사회.관습 등 여러 가지 정세를 감안하여 말한다면 나는 간단한 한 마디 말로 민족주의는 곧 국족주의(國族主義)라고 말할 수 있다.
중국인이 가장 숭배하는 것은 가족주의(家族主義)와 종족주의(種族主義)이기 때문에 중국에는 다만 가족주의와 종족주의만 있고 국족주의는 없다.
외국의 방관하는 사람들은 중국 사람들은 한 줌의 흩어진 모래라고 말한다. 이러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바로 일반 인민에게는 다만 가족주의와 종족주의가 있을 뿐이고 국족주의는 없기 때문이다.
중국인은 가정과 종족에 대한 단결력이 매우 강대하여, 왕왕 종족으로 보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과 집과 생명까지도 희생함을 아끼지 않는다. 광동에서의 성씨 사이의 싸움에서 양쪽의 사람들은 많은 생명과 재산의 희생이 따랐음에도 불구하고 그만두려고 하지 않았는데, 이러한 주의가 사람 마음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곧 남을 대신하여 희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에 대한 일로 말하면 매우 큰 정신을 가지고 희생하였다는 일은 한 번도 없다. 그러므로 중국인의 단결력은 다만 종족에 그치고 말았으며, 국족에까지는 확대되지 못하였던 것이다.(하략)
민권주의
여러분, 오늘은 민권주의(民權主義)에 대하여 이야기하겠다.
무엇을 민권주의라고 부르는가? 지금 민권을 가지고 하나의 해석을 내리려고 한다. 먼저 무엇이 민(民)인가를 알아야 한다. 대개 단체나 조직 속의 여러 사람을 민이라고 한다.
무엇을 권(權)이라고 하는가? 권은 곧 힘이며 위세인 바, 그런 힘은 크게는 국가와 동일함이니, 즉 권이라고 부른다.
힘이 가장 큰 그런 국가들은 중국어로는 열강이라고 말하고, 외국어로는 열권이라고 말한다. 또 기계의 힘을 중국어로는 마력이라고 하고, 외국어로는 마권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권(權)과 역(力)은 실제에 있어 같은 것이다. 명령을 행사할 수 있는 힘, 군중을 제압 복종시킬 수 있는 힘을 곧 권이라고 부른다.
민과 권을 합친 민권(民權)은 곧 인민의 정치 역량이다. 무엇을 정치적 힘이라고 부르는가? 우리들은 이 이치를 명백히 하여야 하는데, 먼저 무엇이 정치인가를 명백히 하여야 한다.
허다한 사람들은 정치는 대단히 오묘하고 어려운 것이어서 보통 사람은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여긴다. 그러므로 중국의 군인들이 자기들은 군인이라 정치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말이 될 수 있으나, 정치를 모른다고 하면 말이 되지가 않는다. 왜냐 하면, 정치의 원동력은 군인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군인은 당연히 정치를 알아야 하며, 무엇이 정치인가를 명백히 하여야 한다.
정치(政治), 두 글자의 뜻은 쉽게 말해서 정(政)은 곧 여러 사람의 일이요, 치(治)는 곧 관리인 바, 여러 사람의 일을 관리할 수 있는 힘이 곧 정권(政權)이다. 지금은 인민으로써 정사를 관리케 하므로 곧 민권(民權)이라고 부른다.
이제 민권의 정의는 이미 명백하여졌으니 민권은 무슨 작용을 하는 것인가를 연구하여야 한다.
근세를 둘러보고 옛날을 거슬러 올라가면 권의 작용은 간단히 말해서 곧 인류의 생존을 유지해 왔다. 인류가 생존하려고 하는 데에는 반드시 두 가지 가장 큰 일이 있어야 한다. 첫째는 보(保)이고 둘째는 양(養)이다. 보와 양 두 가지 큰 일을 인류가 매일매일 해 나가야 했던 것이다.
보는 곧 자위(自衛)인 바, 개인이나 단체나 국가를 막론하고 자위의 능력이 있어야 능히 생존할 수 있다. 양은 곧 먹을 것을 구하는 일이다. 이 자위와 먹을 것을 구하는 일은 곧 인류가 생존을 유지하는 두 가지 큰일이다. 그러나 인류가 생존을 유지하려 하면 다른 동물도 생존을 유지하려고 하고, 인류가 자위를 하려고 하면 다른 동물도 자위를 하려 하고, 인류가 먹을 것을 구하려고 하면 다른 동물들도 먹을 것을 구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인류의 보양과 동물의 보양이 충돌을 해서 곧 경쟁이 일어나게 된다.
인류는 경쟁 속에서 생존을 구하려면 곧 투쟁을 하여야 했고, 그러므로 투쟁, 이 한 가지 일은 인류가 생긴 이래 매일같이 쉬지 않고 계속되었던 것이다. 이로써 권은 인류가 투쟁하는 데 상용해 왔던 것임을 알 수 있으며, 인류는 처음 생긴 이후부터 지금까지 줄곧 투쟁 속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하략)
민생주의
여러분, 오늘은 민생주의(民生主義)를 이야기하려 한다.
무엇을 민생주의라고 하는가? 민생 두 글자는 중국이 종래에 흔히 써 온 명사이다. 우리는 늘 국계민생(國計民生)이니 뭐니 말하는데, 특히 우리가 쓰는 이 말은 두렵건대 대부분은 입에서 나오는 대로 그저 말을 하고 깊은 뜻을 찾지 않으며, 많은 뜻을 포함하고 있음을 알지 못하고 있다.
내가 오늘 이 명사에 정의를 내리겠는데, 민생이란 인민의 생활, 사회의 생활, 국민의 생계, 군중의 생명이 바로 그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이제 민생 두 자를 가지고 외국의 근 백 수십 년 이래 발생한 최대의 문제를 이야기하려 하는데, 이 문제는 바로 사회 문제이다.
그러므로 민생주의는 곧 사회주의이며 또 공산주의라고도 부르니, 바로 이 대동주의(大同主義)인 것이다. 이 주의를 명백히 하자면, 몇 마디 정의의 말을 가지고는 결코 분명히 말할 수가 없으며, 반드시 민생주의의 강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야 비로소 철저하고 명백하게 이해하게 된다.
민생 문제는 오늘날 세계 각국의 조류를 이루고 있다. 이 문제의 내력을 더듬어 보면 발생한 지 불과 일백 수십 년에 지나지 않는다.
왜 근대에 와서 이 문제가 발생하였던가? 간단히 이를 말하면 이 수십 년 이래 각국의 물질 문명은 극히 진보하였고, 공업은 매우 발달하여 인류의 생산 능력이 갑자기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사실을 두고 말하여 보면 기계의 발명으로 인해서 세계 문명에서 선진한 인류는 점점 인력으로 일을 하지 않고 자연의 힘으로 일을 하게 되니, 바로 자연적인 증기력, 화력, 수력 및 전력을 써서 사람의 기력을 대신하며, 구리나 철을 써서 사람의 근골을 대신하고 있다.
기계의 발명 이후, 한 사람이 한 틀의 기계를 관리함으로써 곧 백 사람 또는 천 사람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기계의
생산력과 인공의 생산력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기계가 없었던 그 전에는 가장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한 사람이 두세 사람의 일을 함에 지나지 않았지, 결단코 열 사람 이상의 일을 하지는 못했다.
이와 같이 이야기를 하고 보면, 한 사람의 생산력은 기능이 최대이고 체력이 가장 강하여 그리고 가장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을 두고 말해도 역시 보통 사람 10배를 넘지 못하며, 일반 사람의 생산력은 모두가 비슷하여 그리 큰 차별이 없다. 기계를 사용하여 일하는 생산력과 사람을 써서 일하는 생산력의 비교에 일러는 크게 같지 못한 것이다.
사람을 써서 일을 하면 가장 능력이 있고 거기에 부지런한 사람이라고 오직 일반 사람의 10배에 맞먹을 수는 있으나, 기계를 써서 일을 하며 게으르고 또 아주 편안한 한 사람을 써서 관리를 해도 그의 생산력은 한 사람 힘의 수백 배 또는 천 배에 맞먹을 수가 있다. 그러므로 이 몇 십 년 이래 기계가 발명된 이후, 생산력은 전에 비해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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