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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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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섭-표본실의 청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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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2788
◈표본실의 청개구리 - 염상섭◈


1921년 8월부터 10월까지 3회에 걸쳐 <개벽>에 연재된 염상섭의 중편소설 <표본실의 청개구리>는 김동인의 <약한 자의 슬픔>과 함께 한국 최초의 자연주의 소설로 알려진 작품이다. 작품의 서두에 놓인 장면처럼, 현실과 인생의 여러 모습들을 냉철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그려보이려 한 이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줄거리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여 시퍼런 면도날을 보면 공포의식마저 느낄 정도로 신경증에 시달리는 나는 어딘가로 멀리 떠나고 싶어하던 중 H의 권유로 남포로 길을 떠난다. 휴식 도중 갈아타려 내린 평야에서 부벽루로 나간 나는 한 장발객을 보게 되고, 휴식 도중의 낮잠 끝에는 목이 졸리는 꿈을 꾸기도 한다. 남포에 도착한 나는 Y와 A로부터 삼 원 오십 전에 삼층집을 지었다는 광인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실제로 그를 만나는 순간 중학교 시절 실험실의 박물 선생을 연상하고 전율한다.

북극의 철인이며 남포의 광인으로 통하는 김창억에게 감동된 나는 자유와 오뇌의 정수, 욕구를 구현한 자유민이며 승리자인 그에 대하여 서울에 있는 P에게 편지를 쓰기도 한다. 부모의 갑작스런 죽음과 잇따른 아내의 죽음, 교편을 잡던 중 뜻하지 않게 겪은 4개월의 옥고 및 재취한 아내의 배신으로 인하여 광인이 되었고, 구주대전의 종전을 계기로 동서 친목회의 가상적 설립을 통하여 절대 자유를 향유하는 김창억의 사연은, 남포를 떠나 뿔뿔이 헤어진 두 달 후 삼 원 오십 전짜리 궁전의 소황와 김창억의 실종을 알리는 Y의 편지로 이어지면서 나에게 정신적 상처와 고뇌를 반추시키다.

R동 언덕에서 본 상여집과 삼층짜리 집과의 연상이나 김창억의 실종과 대동강에서 만났던 장발객과의 연루를 통하여 김창억의 실종이 결코 좌절일 수 없음을 암시하며 작품은 끝을 맺는다.

▶작품 해설
현실고에 시달리는 '나'를 주인공으로 하여 1인칭 시점으로 서술하고는 있지만(실제 전체 10장 중 6장에서 9장까지는 3인칭시점으로, 나머지 부분은 1인칭으로 서술되고 있다.)사실은 광인 김창억을 전면에 내세워 그의 성격을 분석함과 동시에 인생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고 있다.

이 작품에는 3.1운동 직후의 패배주의 경향과 우울 속에 침체되어 있는 지식인의 고뇌가 당대의 식민지 현실을 투영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광인 김창억의 광기를 중복시킴으로써 당대의 암울한 시대상을 반영하는 한편, 자연주의적인 수법으로 식민지 사회의 음지를 보여주면서 이를 저주하고 이로 부터 탈출하고 싶은 의지와 함께 거부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우울증의 원인이 선명하지 못하다거나 김창억의 광기의 원인이 개인적인 불운에 전적으로 기인한다는 등의 현실 인식에 관한 문제와, 나와 이야기와 김창억의 일화가 계기적 상관성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등의 구조적 미숙성이 문제되지만, 허무주의적 절망과 시대적 아픔의 해소를 은유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이 작품은 오늘날 단순히 자연주의 경향의 작품으로만 볼 수 없다는 평가가 내려진 가운데 근대적 문예 사조가 혼류된 다양성을 지닌다는 새로운 시각과 함께 염상섭이 확립한 사실주의 문학의 기점으로 재조명되기도 한다.

▶ 주제 : 일제 강점하 절망적인 현실과 젊은 지식인의 고뇌.
▶인물
* 김창억-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보통학교 훈도 출신. 어머니와 아내가 죽고 재혼하나 감옥살이를 하게 되며, 출옥후 아내가 창녀가 된 사실을 알고 정신 이상자가 되는 불행한 동적 인물.

* 나(X)- 작품에서는 X로 나오며, 친구(H)와 남포에 가서 광인(김창억)을 만나 그의 미친 행위를 동경한 인물. 삼일운동 패배후 좌절감과 절망 그리고 불면증에 시달린 지식인이며 정적 인물.

* H, Y, 영희, 백부- 보조적 인물

▶배경 : 1920년 전반기 서울, 평양, 진남포 (공간적 배경은 좌절감을 절망감이 팽배한 식민지 조선의 현실적 공간이며, 시간적 배경은 현재와 과거의 시간이 혼재된 일상적 시간이 설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