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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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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섭-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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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2482
◈'삼대(三代)'- 염상섭 ◈

▶ 출전 ; <조선 일보>, 1931년 1월 - 9월)

▶ 줄거리
--방학을 마친 덕기가 교토를 떠나기 전, 병화가 덕기를 찾아온다. 하지만 덕기의 조부 조의관은 병화의 모양을 보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유순하고 점잖은 덕기에 비하여 병화는 유들유들하고, 남에게 좀처럼 머리를 숙이지 않는 고집이 있다. 몇 년 사이에 병화의 성격이 좀 비뚤어지고 항상 비꼬는 수작을 하지만, 둘은 어릴 때부터의 우정으로 깊은 이해와 동정을 갖고 있는 사이이다.

병화와 함께 찾아간 술집 바커스에서 술집 주부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덕기는 우연히 보통 학교 동기이자 아버지와 관계가 있는 홍경애를 만난다. 홍경애가 술집 여급이 된 것을 보고 덕기는 마음 아파한다. 홍경애와의 어색한 대화가 오가고, 병화는 술을 마신다.

할머니 제사에 대한 조부의 말을 듣고 덕기는 교토에 가는 것을 연기한다. 제사 문제로 집에 들른 부친 조상훈은 조부와 대립을 일으키고 꾸중을 들으며, 덕기는 경애에 대한 문제로 부친을 원망한다. 또한, 부친이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힘든 상태에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부친을 존경할 수 없음을 안다.

병화와의 약속으로 덕기는 그의 하숙집을 찾아간다. 중학교를 졸업하자 사상이 변한 병화는 부친의 바람과는 달리 정경과에 입학하여 부친과의 사이가 멀어졌고, 덕기와도 사상의 거리가 벌어져 있다. 그러나 궁색한 생활 속에서도 소신 있게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는 병화는 굳건한 정신의 소유자로, 덕기가 부친과 타협을 권하나 원치 않는다. 남대문 국수집 앞에서 덕기와 병화는 공장에 다녀오는 하숙집 딸 필순을 만나게 되고, 덕기는 필순에게 호감을 갖는다.

덕기는 우연히 거리에서 딸의 약을 사러 나온 경애를 만나 그녀의 집에 갔다가 경애 모친에게 애매한 야단을 맞기도 하고, 경애의 부친에 대한 비난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경애의 모습을 본다. 덕기는 돌아오는 길에 부친과 경애의 지난 일에 대하여 회상한다.

조 의관이 엄청난 돈을 모아 그 돈으로 의관이라는 벼슬을 사고 족보도 새롭게 꾸민 일이 드러나게 되고, 조상훈은 제사 의식에 대한 문제로 조 의관과 크게 다투게 되었는데, 제삿날 아침 조 의관이 낙상하는 일이 벌어진다. 이 일로 조 의관의 재산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갈등이 더욱 노골화된다. 조 의관의 젊은 후처인 수원댁이 며느리에 대해서 좋지 않게 이야기하고, 조 의관은 이런 첩에게 동정을 느낀다.

조부 때문에 교토로 떠나는 것을 미룬 덕기는 부친을 찾아간다. 재산 문제로 인해 아들과 얘기하던 부친은 덕기가 경애 이야기를 하며 도와 줄 것을 제의하자 불쾌해하지만, 속으로는 아직 경애를 잊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부친과의 충돌이 있은 지 3일 만에 덕기는 경애 있는 곳을 부친에게 알려주고 교토로 떠난다. 조부는 더욱더 거동이 힘들어지고 상훈은 병화와 함께 바커스를 찾아간다. 그 곳에서 상훈은 홍경애와 재회를 하게 되나, 경애는 젊은 일본인들과 어울려 다른 술집을 찾아가고 자정이 넘어서야 다시 경애를 만나게 된다. 상훈과 일본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애와 병화는 춤을 추고, 이것이 발단이 되어 일본인 일행과 싸움을 하게 된다. 결국 일본인들은 풀려나고 병화는 구류를 산다

조 의관은 감기까지 겹치고 양약만 고집하는 등 의심증과 신경 과민 증세를 보이고, 상훈은 일시적 충동으로 K호텔로 경애를 불러내나, 결국 경애에게 망신만 당한다.

필순에게 호감을 보이던 덕기로부터 필순을 공부시키고 싶다는 편지를 받은 병화는 이미 결혼을 한 덕기와, 필순의 장래를 걱정한다. 답장에서 병화는 덕기의 호의를 프티 부르주아적 유희라 평하고, 가난한 필순의 집 사정, 경애와의 사랑에 대한 갈등, 덕기 부친과 경애에 관한 이야기 등을 적어 보낸다. 필순의 부친은 병화의 선배격으로, 감옥에도 다녀온 사람이다. 그에게 병화는 덕기의 의향을 전해 준다.

생각할수록 알 수 없는 여자라는 생각을 하며 병화는 경애를 만나러 가고, 경애는 병화를 K호텔로 데리고 간다. 병화는 행랑아범에게 맡겼던 외투에서 덕기 부친의 새로운 행적이 담긴 편지를 경애에게 준다. 어느 여인네가 상훈에게 보낸 편지였다.

병화는 경애를 찾아갔다가 xx회 간부로 있는 피혁을 만나, 경애가 그와 사상적인 관련을 맺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필순은 병화의 방을 청소하다가 덕기로부터 온 편지를 몰래 보게 된다. 그 편지에서 자신에 대해 걱정하는 내용을 읽은 필순은 덕기에 대한 고마움과 자신의 가족에 대한 걱정의 마음을 가진다. 조씨 집안의 일을 보는 원삼이를 통하여, 편지의 임자가 xx유치원 김의경이라는 것을 알아 낸 필순은 김의경을 찾아가서 만나 본 후 경애에게 함께 갈 것을 권유한다.

경애는 병화에게 피혁의 본명이 이우삼이라는 것과, 자기 어머니의 조카 뻘 되는 것을 밝힌다. 그러면서 병화에게 마음이 끌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갖는다.

경애는 상훈을 만나러 청목당으로 가서 상훈과 매당, 의경을 의도적으로 불러놓고 상훈을 망신시킨다. 매당은 경애를 수양딸로 삼으려 하나, 경애는 교묘히 빠져 나가고, 상훈은 경애를 완전히 단념하며, 의경은 상훈에게 몸을 의탁할 생각을 한다.

조상훈은 몸이 더욱 쇠약해지며 수원댁만을 미더워한다. 수원댁은 또 나름대로 자신의 몫을 늘리기 위해 손주며느리와 덕기 등을 모함한다. 상훈은 이런 수원댁과, 또 그녀와 한통속인 최 참봉, 제종형인 창훈 등을 못마땅해한다.

병화는 피혁을 믿게 되고, 피혁은 경애에게 병화를 도와 줄 것을 권하며, 둘 사이가 너무 깊어진 것을 경계한다. 병화는 피혁에게 활동 자금 이 천원을 받고, 피혁의 지령 가운데 하나인 모스크바 유학생 모집을 필순에게 권한다. 그러나 필순은 놀라움과 실망을 느끼며 거절하고, 병화 또한 필순이 의외로 가정적인 보통 여자와 다름없음에 실망한다. 자신의 서랍에서 필순이 덕기의 편지를 본 것을 안 병화는 덕기에게 필순의 일을 일임하겠다고 답장을 쓴다.

조부의 병이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고 덕기는 서둘러 교토에서 돌아와 자신에게 보낸 전보를 놓고 창훈을 의심하며, 수원댁을 중심으로 최참봉, 창훈 등이 농간을 꾸미고 있음을 짐직한다. 조부는 열쇠 꾸러미를 덕기에게 맡기지만, 덕기는 공부를 더 하고 싶어한다.

경성 우체국에 들러 자신에게 온 전보가 덕희의 것밖에 없음을 확인한 덕기는 아무 영문도 없이 주부에게 의심을 받고 있는 부친을 동정한다. 오랜만에 바커스에서 만난 병화의 말쑥한 모습에서 덕기는 거리감을 느낀다.

조부는 병이 위독해져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사랑에 있는 금고를 둘러싸고 수원댁, 최참봉, 창훈 등의 음모가 진행된다. 이것을 눈치챈 덕기는 금고에서 대부분의 재산을 덕기에게 상속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보게 된다. 조부의 성미와 고루한 사상, 그리고 부자지간의 반목에 불만이 많았지만, 손자에 대한 염려와, 죽은 뒤의 처리에 대한 세심한 배려에 덕기는 고마움과 연민의 정을 느낀다.

병원에서 사라졌던 창훈의 목도리가 지 주사의 방에서 발견되고, 그로 인해 덕기는 지 주사에게 수원댁의 거동과 매당의 존재, 조부 약 수발 과정에서의 의문점을 듣는다. 조부의 사인이 비소 중독으로 밝혀지고, 부친은 사체 부검을 통하여 더 정확한 죽음의 원인을 알아 내고자 하나 최참봉과 창훈으로부터 비난을 받는다. 발상 때 상훈이 곡을 안 한 것이 문제가 되어 상훈의 존재는 무시되고, 덕기를 중심으로 조부의 장례가 치러진다.

피혁이 주고 간 돈 이천 원 중 사백 원으로 병화는 경애와 더불어 산해진이라는 식료품점을 차린다. 상점 구경을 간 덕기는 돈의 출처에 대하여 의심을 갖지만, 병화로부터 돈의 출처가 덕기로 되어 있게 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소문은 병화가 경무국 기밀비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병화, 필순 부친, 경애는 같은 사회주의자인 장훈의 패거리로부터 병화의 변절에 대한 테러를 받는다. 테러를 당한 필순 부친은 덕기의 도움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식료품점에 찾아온 장훈은 테러에 대한 사과를 했고, 병화는 분해하는 경애에게 형사들에 대한 일종의 보호책이라고 안심시켜 주나, 경애는 여전히 못 미더워한다. 그 때 경찰서의 가택 수색을 받게 된다.

부친의 입원비 등에 대한 걱정으로 필순의 마음이 어두울 대 덕기가 병원에 찾아오고, 필순은 덕기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그러나 덕기는 천 원을 병화에게 주었다는 증거를 보여 주기 위해 집과 경찰서를 다녀오고, 필순에게 문제가 된 돈 천 원의 출처를 듣는다. 경애와 병화와의 관계, 그리고 덕기가 경찰에서 갖다 온 사실에 화가난 상훈은 경애를 붙잡아 두려 한다.

한편, 상훈이 단 삼백 석만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안 매당은 새판으로 나설 차례를 한다. 덕기에 대한 불만이 같아 수원집과 상훈이 사이가 좋아지고, 김의경은 상훈과 딴살림을 차리고 노름과 사치로 돈을 낭비하면서, 부친의 지나친 씀씀이를 걱정하는 덕기에게 오히려 정미소 등을 달라고 한다. 부친의 타락한 생활에 덕기는 동정과 환멸을 느낀다. 결국, 덕기는 부친과 수원댁에게 할당된 지분을 나누어 주고, 모친은 자신이 모시는 것으로 한시름 놓는다.

덕기는 다시 교토로 떠날 작정을 하나 독감을 만나 자리에 눕게 되고, 필순은 병문안을 간다. 필순은 덕기의 수수한 모습과는 달리 호사스러운 살림에 기가 질리고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덕기는 병화에게 필순과 결혼할 것을 권유해 보지만 핀잔만 듣고, 자신이 더욱 깊이 필순에게 빠지기 전에 떨쳐 버리겠다는 생각에 필순에게 병화와의 결혼의향을 묻지만, 농락당한 표정으로 돌아가 버린다. 모친의 호통과 더불어 덕기는 마음이 스산해짐과 동시에 고독을 느낀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필순을 사랑하기 때문에 필순을 제 2의 홍경애로 만들 수 없다고 다짐한다.

덕기 조부의 독살설과 김병화의 관련설 등 경찰서의 검거 선풍으로 병화, 장훈, 필순, 경애 모녀, 지주사, 최참봉, 한방의, 수원댁 등이 붙잡혀 들어간다. 자진해서 경찰서로 찾아간 덕기는 경찰에게 재산 상속에 관한 문제 등에 대하여 설명을 해 주어야 했다. 결국, 비소 중독 사건은 수원댁 일행의 일로 밝혀져 사법계로 넘어가고, 경애 모녀는 좌익 운동과의 연계를 의심받는다. 한편, 집에서는 형사를 가장한 상훈이 금고 속의 집안 문서를 가지고 달아나고, 다음 날 유서를 확인하러 온 덕기와 형사들에게 발각되어 상훈은 다시 끌려간다.

모진 곤경을 치루던 상훈은 자신의 신념을 믿으며 자살하고, 병화는 사전 약속대로 모든 것을 장훈에게 덮어씌운다. 덕기는 다시 독감이 심해져 고등 과장의 호의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풀려난다. 덕기는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는가에 대하여 곰곰히 생각한다.

▶ 해설

이 작품은 당대의 사회사를 한 가문의 三代記를 통해서 보여준, 한국소설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가족사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일반적인 가족사 소설은 시대순으로 기술되는 것이나 이 작품은 세 세대간의 대립을 공존시켜 놓았다. 작가는 조씨 3대를 통하여 3,1운동이 끝난 1920년대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대단한 파노라마적 기법으로 그려 보인다.

富의 주변에 서식하는 기생적 인물들의 타락상과 구세대의 시대착오적이고 위선적인 삶에 날카로운 비판으로 던지면서, 덕기와 병화로 대표되는 새로운 세대에 시대적 과제 해결의 희망을 걸고 있는 이 소설은 염상섭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인정받는다. 삼대에는 두 갈래의 삶이 존재한다. 하나는 조의관 부자가 실현하는 현실추수적인 소비적인 삶이고, 또 하나는 김병화와 필순을 통해 보여지는 현실 반체제 지향적인 이념적인 삶의 양상이다.

삼대는 한국 신문학사를 통해 대표적인 사실주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30년대 서울의 이름난 만석꾼 조씨 일가를 무대로 하여 조부와 아버지, 그리고 아들, 이 삼대가 일제 식민지하에서 어떻게 몰락하고 어떤 의식을 지니며, 당시 청년들의 고뇌가 어떠했는가를 사실적인 수법으로 파헤쳐 인간 심리를 미묘하게 그려 낸 작품이다.

1931년 11월 13일부터 32년 11월 12일까지 <매일신보>에 연재한 [무화과]는 사실상 [삼대]의 속편이다. 등장 인물만 바꿔 삼대의 몰락을 역전시키려한 작품이다.

▶등장 인물
* 조의관(할아버지) ; 구시대의 인습에 젖어 있는 가부장적 권위를 유지하려는 봉건주의자. 전형적인 신흥 중산층의 인물

* 조상훈(아들) ; 조의관의 아들. 미국 유학을 다녀온 기독교 신자이자 개화주의자이나 축첩과 노름을 일삼는 위선적 인물

* 조덕기(손자) ; 조상훈의 아들. 일본 유학생. 할아버지와 아버지 사이에서 중도적 입장을 취하는 냉철한 현실주의자이며 소극적 인물

* 김병화 ; 덕기의 친구. 사회주의에 물들어 있는 진보적 인물

* 홍경애 ; 우국지사의 딸로 덕기의 친구이자 덕기 아버지 상훈의 첩

▶ 핵심정리
* 갈래 ; 장편소설, 가족사 소설, 세태 소설
* 경향 ; 사실주의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문체 ; 치밀한 묘사적 문체, 만연체
* 배경 ; 시간적 -- 일제 강점하(1930년대 초)
공간적 -- 서울 (주로 덕기의 집)
* 의의 ; 투철한 산문 정신에 입각한 사실주의 소설의 대표작
* 주제 ; 가족의 삶을 통한 세대 간의 갈등과 돈을 매개로 한 계층 간의 갈등
변모해 가는 역사적, 사회적 상황에서의 삼대에 걸친 가치 의식의 변모와 갈등

▶구성
* 발단 ; 덕기, 병화, 조부, 부친, 홍경애, 수원댁의 등장
* 전개 ; 집안의 복잡한 인간 관계를 알게 되는 덕기
* 위기 ; 조부의 위독과 수원댁의 모략
* 절정 ; 조부 사망 후 집안의 갈등 심화. 사회의 혼란으로 주요 인물이 피검됨
* 결말 ; 무혐의로 풀려나 앞으로의 삶을 생각하는 덕기

▶생각잡기

<삼대>는 1931년 1월 1일부터 그해 9월 17일까지 <조선 일보>에 연재 된 장편소설로, 만석꾼인 조씨 일가의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 3대가 각기 다른 가치관아래에서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그린 소설일 뿐 아니라, 당대 조선의 사회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다. 작품 속에서의 사건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일어나고 있지만, 세대간의 서로 다른 모습을 그렸다는 점에서 가족사 소설의 성격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삼대>에는 두 갈래 삶의 흐름이 보인다. 그것은, 덕기네 집안의 조 의관 부자가 구현하고 있는 현실 추구적, 소비적 삶의 양상과, 한편으로는 김병화가 하숙 들어 있는 필순네 가족을 통해서, 또 덕기와 병화 사이의 교량적 구실을 하는 홍경애를 통해서 보여 주고 있는 현실에 대한 반체제 지향적인 이념적 삶의 양상이다. 이것은 당시 억압적인 식민지 현실에 대처할 전형적인 삶의 양식이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로, 이 작품에는 크게 두 가지의 갈등이 나타난다. 우선 가족 내부의 갈등으로, 이는 세대간의 갈등이다. 조 의관과 상훈 사이의 갈등은 보수와 개화라는 이념상의 갈등에서 시작하여 재산의 상속을 두고 심화된다. 상훈과 덕기의 갈등도 표면적으로 홍경애를 둘러싼 도덕적인 문제인 듯하나, 재산권의 상속을 둘러싼 대립이란 측면이 강하다. 따라서, 가족 간의 갈등의 축이 되는 것은 돈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김병화를 중심으로 한 계층간의 갈등은 개인과 사회의 갈등이라 할 수 있다. 김병화는 타락한 중산층의 삶은 물론, 이를 조장하며, 그 바탕을 이루고 있는 식민지 질서 전체에 대하여 맞서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조 의관, 상훈 등과는 첨예한 대립을 보이면서, 마르크스주의자인 피혁을 추종하여 지하 활동의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이 소설의 중심 인물인 세 사람은 제각기 문제점이 있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할아버지 조 의관은 봉건적인 사고와 인습에 젖은 구세대 인물로, 젊은 후처에게 아들을 기대하는 탐욕의 인간이다. 그의 아들 상훈은 유학을 다녀온 기독교 신자이나, 애욕과 축첩의 이중 생활에서 재산을 지키는 일에만 그의 역할이 한정되고, 현대 소설의 주인공으로서는 적합치 못한 소극적이고 미적지근한 우유부단형의 인물이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새로운 세대인 덕기나 병화 등의 미래상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식민지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던 한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사회적 계층 간의 갈등과 역사적, 사회적 변동 속에서의 세대 교체의 실상을 분명히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