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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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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그대들 돌아오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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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수
836

- 재외 혁명 동지에게

백성과 나라가
이적(夷狄)에 팔리우고
국사(國祠)에 사신(邪神)이
오연(傲然)히 앉은 지
죽음보다 어두운
오호 삼십육 년!

그대들 돌아오시니
피 흘리신 보람 찬란히 돌아오시니!

허울 벗기우고
외오 돌아섰던
산하! 이제 바로 돌아지라.
자휘 잃었던 물
옛 자리로 새 소리 흘리어라.
어제 하늘이 아니어니
새론 해가 오르라.

그대들 돌아오시니
피 흘리신 보람 찬란히 돌아오시니!

밭이랑 문희우고
곡식 앗어 가고
이바지하올 가음마저 없이
금의(錦衣)는커니와
전진(戰塵) 떨리지 않은
융의(戎衣) 그대로 뵈일 밖에!

그대들 돌아오시니
피 흘리신 보람 찬란히 돌아오시니!

사오나온 말굽에
일가 친척 흩어지고
늙으신 어버이, 어린 오누이
낯설어 흙에 이름 없이 구르는 백골
상기 불현듯 기다리는 마을마다
그대 어이 꽃을 밟으시리
가시덤불, 눈물로 헤치시라.

그대들 돌아오시니
피 흘리신 보람 찬란히 돌아오시니!
핵심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작가 : 정지용(鄭芝溶, 1902∼1950)
운율 : 내재율
성격 : 영탄적, 상징적
제재 : 조국의 해방
주제 : 조국 해방의 기쁨과 조국의 앞날에 대한 염려
출전 : [해방 기념 시집](1945)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해방 후 처음으로 간행된 시 모음집인 [해방 기념 시집]에 수록되어 있다. 이 모음집에는 이념의 구분 없이 전 문단권에서 24인의 시를 수록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 작품은 해방의 감격을 귀환하는 재외 혁명 동지에게 바치는 형식으로 노래하고 있다. 해방 이후의 작품이기 때문에 그 기쁨을 매우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형식상으로 연이 대응을 이루면서 그 감격이 더해진다. 2·4·6·9연의 반복되는 어구 '그대들 돌아오시니 피 흘리신 보람 찬란히 돌아오시니!'는 나머지 연에서의 표현되고 있는 일제하의 민족이 겪은 민족의 고통과 대응되는 것이다. 화자는 이러한 감격에만 그치지 않고 시 후반부에서는 해방 후의 현실적인 과제를 암시하는 구절로, '가시덤불, 눈물로 헤치시라'라고 하여 앞날에 대한 염려의 태도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