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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현대소설
 

2006년 0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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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장수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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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수
1925

벌목정정(伐木丁丁)이랬거니 아람도리 큰 솔이 베혀짐즉도 하이 골이 울어 멩아리 소리 쩌르릉 돌아옴즉도 하이 다람쥐도 좇지 않고 뫼ㅅ새도 울지 않어 깊은 산 고요가 차라리 뼈를 저리우는데 눈과 밤이 조히보담 희고녀! 달도 보름을 기달려 흰 뜻은 한밤 이골을 걸음이랸다? 웃절 중이 여섯 판에 여섯 번 지고 웃고 올라간 뒤 조찰히 늙은 사나이의 남긴 내음새를 줏는다? 시름은 바람도 일지 않는 고요에 심히 흔들리우노니 오오 견디랸다 차고 올연히 슬픔도 꿈도 없이 장수산 속 겨울 한밤내-


★핵심정리

갈래 : 산문시, 서정시
작가 : 정지용(鄭芝溶, 1902∼1950)
운율 : 내재율
성격 : 산문적, 서술적
제재 : 장수산 속의 고요함
주제 : 고요하고 청정한 세계에 안주하고자 하는 동양적 세계관
출전 : [백록담(白鹿潭)](1941)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정지용의 동양적 은일(隱逸) 정신이 두드러진 작품이다. 산문시의 형태를 갖춘 이 시는 고요하고 청정한 깊은 산 속의 눈이 하얗게 내린 밤을 배경으로 한다. '벌목정정', '쩌르렁' 등은 이 산골의 정적감을 나타낸다. 아무도 없는 산의 고요한 정적은 내 뼈에 스며오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할 정도이고 하얗게 눈 덮힌 산 속 풍경이 산 속의 고요함을 더해 준다. 산골 밤에 보름달이 떴는데 그 빛나는 모습에 청결하고 고요함이 더해진다. 여섯 판에 여섯 번을 지고도 웃는, 집착을 벗어난 사나이를 통해 동양적 은일 정신이 잘 드러난다. 마지막에 인간의 번민은 바람 한 점 없는 정적 속에서도 흔들리니 시인은 모든 일체의 인간 관계를 끊어버리고 장수산 속의 고요한 겨울밤을 견디어 보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