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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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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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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수
1290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港口)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뫼끝에 홀로 오르니
흰 점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핵심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작가 : 정지용(鄭芝溶, 1902∼?)
운율 : 내재율
어조 : 회상적인 어조
성격 : 낭만적, 회고적
제재 : 고향
주제 : 고향 상실에 대한 슬픔
출전 : [정지용 시집](1935)


★이해와 감상

화자는 그리운 고향에 돌아왔으나 내가 그리던 고향의 모습은 이미 찾아볼 수 없어 상실감에 가득 차 있다. 산뀡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우는 고향의 자연 모습만은 변함이 없건만, 내 마음은 고향에 안주하지 못하고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 자연의 모습이 변함없이 반갑게 맞아주고는 있지만, 인간사로 인해 변해버린 고향의 모습은 결국 나에게 상실감만을 준다. 그것은 내가 변한 것이든 사회가 변한 것이든 고향의 변화된 모습은 인간사 때문이지 자연 때문은 아닌 것이다. 이 작품이 창작될 당시는 일제의 식민지하에서 지배를 받던 시대였다. 그러한 배경을 통해서 볼 때 화자가 말하는 고향의 모습을 상실한 고향은 잃어버린 조국이 산천만 같을 뿐, 화자가 그리는 조국은 아니라는 지식인의 비애를 찾아볼 수 있다.
더 알아두기


<정지용의 시 세계>

정지용은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섬세하고 감각적인 시어를 능란하게 구사하는 시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그의 언어 구사 능력 때문에 '기교파 시인, 조선 최고의 시인'이라는 추앙을 받기도 하였지만, '내용과 사상이 없이 언어의 기교만 있다'라는 혹평을 받기도 하였다. 후에 그의 시는 종교시 계열과 민족시 계열로 나뉘어지고 내용과 주제 면에서 매우 깊어졌다. 그의 시 세계는 흔히 3기로 나누어 설명된다.
- 1기 : 1925년부터 1933년에 이르는 초기에는 감각적 이미지즘의 시 세계가 주를 이루는데, 이국 정조를 드러내는 작품과 향토 정서를 드러내는 서정성이 짙은 작품들을 동시에 찾아볼 수 있다.
- 2기 : 1933년 [불사조] 이후부터 1935년경에는 카톨릭 신앙시가 주를 이루며, 더불어 민족 의식이 상징적으로 담겨 있는 민족적 경향의 시도 등장한다.
- 3기 : 1937년 [옥류동] 이후부터 1941년까지는 동양적 은일 정신을 담은 산수시의 형태가 많이 등장한다. 형태 면에서도 많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인간사의 요소가 배제된 절제감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