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제--목
|
김영랑-독을 차고 |
|
|
메--일
|
|
|
|
작성자
|
관리자
|
조회수
|
1059 |
|
|
|
내 가슴에 독(毒)을 찬 지 오래로다.
아직 아무도 해(害)한 일 없는 새로 뽑은 독
벗은 그 무서운 독 그만 흩어버리라 한다.
나는 그 독이 선뜻 벗도 해할지 모른다 위협하고,
독 안 차고 살아도 머지 않아 너 나 마주 가버리면
억만 세대(億萬世代)가 그 뒤로 잠자코 흘러가고
나중에 땅덩이 모지라져 모래알이 될 것임을
'허무한듸!' 독은 차서 무엇 하느냐고?
아! 내 세상에 태어났음을 원망 않고 보낸
어느 하루가 있었던가 '허무한듸!' 허나
앞뒤로 덤비는 이리 승냥이 바야흐로 내 마음을 노리매
내 산 채 짐승의 밥이 되어 찢기우고 할퀴우라 내맡긴 신세임을
나는 독을 차고 선선히 가리라
막음 날 내 외로운 혼(魂) 건지기 위하여.
★핵심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참여시
작가 : 김영랑
운율 : 내재율
어조 : 의지에 찬 어조
성격 : 상징적, 의지적, 우의적, 저항적
특징 : ① 극적 구성(대화 형식) ② 상징적 시어 ③ 자아와 세계와의 대결 구조
제재 : 식민지의 극한 상황
주제 : 치열한 삶에 대한 굳은 의지(식민지 현실에 대한 대결 의식)
출전 : [문장](1939)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김영랑의 초기시로, 순수한 서정과 미의 세계와는 다른 시인의 역사 의식이 뚜렷하게 드러난 작품이다. 독(毒)으로써 세계와 대결하겠다는 서정적 자아의 자세나 극한 상황을 설정한 것은 이 작품을 일제 말기 삶의 고통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 '독'이란 그의 마음 속에서 결정한 식민지 현실에 대한 대결 의지 또는 죽음의 각오와 의지를 상징하는 것이다. 3연의 '이리, 승냥이'는 일제의 간악한 모습을 상징한다. 승냥이처럼 앞뒤로 덤비는 일제의 폭압에 맞서, 찢기우고 할퀴우면서도 자신의 순수한 마음을 지켜야 할 대결의 상황, 위기의 극한 상황이 화자가 처한 현실의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의 순결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책으로 가슴에 독을 차는 선택의 길을 택한 것이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