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제--목
|
김동명-파초 |
|
|
메--일
|
|
|
|
작성자
|
관리자
|
조회수
|
2618 |
|
|
|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南國)을 향한 불타는 향수(鄕愁),
너의 넋은 수녀(修女)보다도 더욱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열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
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마.
나는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
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핵심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작가 : 김동명(金東鳴, 1900∼1968)
성격 : 상징적, 여성적, 초극적
특징 : ① 감정 이입(의인법) ② 여성적 이미지(수녀 → 정열의 여인 → 치맛자락)
제재 : 파초
주제 : 조국 광복에의 소망과 신념
출전 : [조광](1936)
★이해와 감상
조국을 잃고 자유를 잃어 버린 시인 자신의 불행과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 열대 지방을 떠나 추운 지방에 사는 파초를 시의 소재로 선택하고 있다. 시적 대상인 파초(여성으로 의인화, 수녀, 정열의 여인, 드리운 치맛자락)에 시인은 동병상련(同病相憐)을 느끼고 이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고 있다. '조국을 언제 떠났노, /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라고 할 때, '조국'이나 '가련함'은 사실 파초의 것이 아니라 시인의 생각 속에서 나오는 것이다. 슬픈 사람의 눈에는 보름달이 쓸쓸한 얼굴로 비치듯이 시인의 마음 속에 있는 어떤 생각들이 파초를 그처럼 여기게 하는 것이다.
제1, 2연에서는 조국을 잃은 시인 자신과 남국(파초의 원산지)을 떠나온 파초가 모두 모국을 잃었다는 점에서 동일한 처지에 놓여 있다. 또한 북풍이 부는 겨울을 맞이하여 고통을 참지 못하고 남국을 향한 향수에 젖어 있는 파초와 일제의 매서운 식민지 체제 아래에서 억압과 아픔에 시달리는 작중 화자는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시인은 하나의 식물에 지나지 않는 파초와 더불어 망국의 슬픔을 달래고 있다.
|
|
|
|
|
|
